-
반응형
지금 투자하고 있는 주식이나 부동산의 가치수명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영원할 줄 알았던 것들의 가치수명에 유효 기간이 있고, 그 유효 기간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짧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기업의 평균수명은 우리가 투자하는 주식의 가치수명을 의미한다. 2012년, 맥킨지의 CEO였던 예일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리처드 포스터는 경영컨설팅 전문기업 이노사이트와 함께 S&P500 기업의 평균수명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업들의 평균수명은 고작 18년에 불과했다. 과거 일본<닛케이 비즈니스>에서도 이와 비슷한 조사를 한 적이 있다. 도쿄경제대학교 경제학부는 미쓰비시 종합연구소의 협조를 받아 일본 100대 기업의 변천사를 연구했는데, 그 결과 일본 100대 기업의 평균수명은 약 30년으로 조사됐다. 그렇다면 한국 기업의 평균 수명은 얼마나 될까?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코스피 상장기업의 평균 수명은 약 33년인 데 비해, 중소기업의 평균수명은 5년이 채 되지 않았다. 물론 개별 기업을 보면 100년이상 장수하는 회사들도 있었지만, 그 수는 소수에 불과하다. 게다가 존속 중에도 대외적인 변수들에 따라 기업의 내재가치가 계속 롤러코스터를 타며 변화했다.
그렇다면 아파트는 어떨까? 한국인의 자산구조를 살펴보면 가계 총 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평균 70%를 넘는다. 그중 아파트가 가장 대표적인 자산이다. 그렇다면 아파트의 수명은 얼마나 될까? 국토 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한국 아파트의 평균수명은 27년~30년 정도라고 한다. 일본은 54년, 영국은 77년, 미국은 55년 정도다. 실질수명은 이보다 몇 년 더 짧을 수도, 몇 년 더 길 수도 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대다수의 사람이 새로 짓는 아파트를 선호한다는 점, 아파트는 계속 늘어나지만 인구는 점점 줄어 30년 후에는 지금 아파트의 절반가량이 비게 된다는 사실이다. 현재 우리가 생각하는 우량 기업도, 최고급 브랜드의 아파트도 언젠가는 가치수명을 다하는 날이 온다.
그렇다면 그린의 가치수명은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림의 가치수명은 영원하다. 아울러 한 번 블루칩으로 평가된 작가의 작품 가치는 좀처럼 변하는 일이 없다. 작가 중에는 30~40대에 요절하여 활동 기간이 10년~20년 정도밖에 되지 않은 작가가 있는가 하면, 80~90세까지 장수하며 60~70년 동안 활동을 이어가는 작가도 있다. 그러나 그림의 수명, 즉 가치는 작가의 생존이나 작업 활동 기간에 따라 변하는 일이 거의 없다. 의도적으로 파기했거나 손상되지만 않았다면 그림은 작가의 작업실에서 나와 시장에 공개되면서부터 영원한 삶을 살게 된다.
게다가 그림의 가치수명에 대한 판단은 제작연도나 작가의 미래 가치를 기준으로 하지 않고 작가의 경력, 미술계의 평가, 그림 거래 이력과 같은 역사에 기반을 두고 이뤄진다. 그래서 한 번 미학적 가치를 인정받은 그림은 시간이 흐르고 다양한 소장자를 거치면서 시장 가치가 더 상승하게 마련이다. 한 번 평가를 받은 그림의 가치가 번복되는 일은 거의 없기 때문에, 현재 그림시장에서 블루칩 작가로 인정받는 그림은 앞으로도 계속 블루칩으로서 시장 거래를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가 익히 아는 앤디 워홀, 피카소, 박수근, 김환기 같은 작가들이 대표적인 예다.
게다가 그림은 작가가 세상을 뜨면 작가로부터 그림이 더는 창작될 수 없다는 이유로 희소성의 가치까지 더해져 더 귀한 대접을 받기도 한다.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좋은 컬렉션을 시작했다면 소장한 그림의 가치수명이 퇴색될까 염려할 필요는 없다. 작가의 작업실에서 나온 지 얼마 안 되는, 아직 예술가의 온기가 느껴지는 작품에서부터 수세기 동안 다양한 소장자의 품을 거친 작품의 이르기까지 다양한 역사와 사연을 가진 작품들이 동시에 거래되는 곳이 바로 그림시장이다.
반응형'미술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장이 주목하는 2%의 작가 (0) 2022.08.15 호당 가격제는 어떻게 결정되는가 (0) 2022.08.05 안전하고 보수적으로 투자한다 (0) 2022.08.03 시장성 있는 작가를 확인하는 법 (0) 2022.07.31 한국미술시장 (0) 2022.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