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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투자를 시작하는 데 예산은 얼마나 필요할까? 국내 미술시장에서 30~50대 작가의 작품 가격은 대개 호당 5~10만 원, 중견 작가나 원로 작가의 작품 가격은 20~50만 원 선이다. 그리 많지 않은 예산으로도 장래 블루칩 작가로 편입될 수 있는 유망 작가의 그림, 혹은 앞으로 가격 상승 여지가 있는 그림들을 살 수 있다는 뜻이다.
학계의 관심을 받는 작가들
현재 작품 가격에 큰 변동은 없지만, 시장에 자주 소개되는 동시에 학계의 관심을 받으며 국내외에서 왕성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작가들을 눈여겨보자. 홍경택, 이동기, 김동유, 권기수, 강형구는 한국 팝아트와 극사실주의의 선두 작가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2000년대 초만 해도 거래하기 힘든, 시장의 관심 밖에 있던 작가들이었다.
2000년은 전후해서는 이들 작품 대다수를 500만원 내에서 구매할 수 있었다. 그러다가 2006년 홍콩 크리스티에서 추정가 1,250만 원이었던 김동유의 <마릴린 먼로 vs 마오>가 25배나 높은 약 3억 2,000만 원, 2007년 홍콩 크리스티에서 강형구의 <파란 빈센트 반 고흐>가 약 6억 9,000만 원에 낙찰됐다. 그리고 2014년 홍콩 크리스티에서 홍경택의 <연필1>이 약 9억 7,000만 원에 낙찰됐다. 이는 경매회사 추정가의 10배가 넘는 금액이었다. 이를 계기로 이 작가들은 아시아 미술시장의 스타 작가로 떠올랐고, 현재 이들의 작품 가격은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을 호가하며 거래되고 있다. 가끔 국내 경매시장에서는 유찰되는 작품들이 나오기도 하지만, 해외 경매에서는 거의 완판되는 분위기다. 통상적으로 인기 작가는 2차 시장 거래가가 1차 시장 거래가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 경매에서는 억 단위를 기록하는 경우가 많다.
2016년 3월 현재 홍경택 작품의 전시가는 100호를 기준으로 색연필을 주제로 한 그림이 8,500만 원, 인물을 주제로 한 그림이 7,000만 원 정도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아토마우스 캐릭터로 유명한 이동기와 동글이라는 캐릭터로 유명한 권기수의 경우에도 2000년대 초반과 현재의 작품 가격을 비교해보면 큰 폭으로 올랐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이 작가들의 작품 중 일부는 2차 시장에서 20~30만 원에도 거래가 됐으나, 현재는 수백만 원대에서 3,500만 원대에 거래된다. 1차 시장인지 2차 시장인지, 그리고 작품의 크기와 완성도, 주제와 소재, 경제 상황에 따라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서도호, 양혜규, 이불처럼 해외에서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으며, 국내외 주요 갤러리의 관리와 프로모션을 받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 작가들의 작품성은 국내외 미술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국내 그림시장에는 자주 소개되지 않는 작가들이다. 경매처럼 2차 시장에서 이들 작가의 대표 작품이 거래되는 경우는 보기 힘들고, 거래량도 많지 않다. 가장 큰 이유는 전속 갤러리의 철저한 시장 관리 때문이다. 이들의 작품을 구입하려면 작가들의 작품을 관리하고, 작품 활동을 프로모션하는 국내외 전속 갤러리를 통하는 것이 정석이다. 10년 전만 해도 양혜규의 작품은 100~200만 원 선에서, 이불이나 서도호의 드로잉 혹은 소품은 1,000만 원 내외에서 구입 가능한 작품들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들의 대표 작품을 구입하려면 최소 수천만 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들의 작품 가격은 작품성에 비해 가격이 높다고 할 수 없다. 예산에 여유가 있다면 여전히 눈여겨볼 만한 작가들이다.
적은 예산으로 투자 가능한 고미술품 투자
적은 예산으로 투자할 만한 또 다른 분야가 바로 도자기, 민속품, 고서화 같은 고미술이다. 고미술품은 작가 미상인 작품이나 위작이 많아 감정하기 까다롭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100~300만 원 정도면 살 수 있다. 고미술품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안목만 갖춘다면 좋은 작품을 몇십만 원 선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
물론 고미술품이라고 모두 저렴한 것은 아니다. 1970년대는 고미술이 한국 미술시장을 주도했으며, 이후에도 일부 고미술품은 수천만 원에서 수십억 원대의 거래가를 기록해왔다. 일례로 보살형 석가불이 그려진 <청량산괘불탱>은 2015년 12월 서울옥션에서 35억 2,000만 원에 낙찰됐다. 그리고 18세기 조선 최고의 승려 화가 의겸이 그린 보물 제 1204호 <의겸등필수월관음도>는 2015년 9월 서울옥션에서 20억 185만원에 거래됐다.
예전에 폐지 줍는 할머니의 손수레에서 우연히 발견한 정약용의 <하피첩>은 2006년 TV 프로그램 <진품명품>을 통해 세상에 그 가치가 알려졌다. 이후 김민영 전 부산저축은행장이 구매하여 소장하다가 서울옥션 경매를 통해 7억 5,000만 원에 국립민속박물관에 팔았다.추사 김정희가 그린 <사우란>은 10억 4,000만 원 이라는 고가에 팔렸다. 크리스티나 소더비 같은 해외 경매회사에서는 종종 한국 도자기들이 고가에 거래되곤 한다. 2012년 9월 뉴욕 크리스티에선 '다섯 발톱 용문'이 새겨진 청화백자가 36억 2,000만 원에 팔렸고, 2013년 9월에는 크리스티에서 5,000~6,000만 원으로 감정한 청화백자가 경매 결과 추정가의 20배에 해당하는 10억 5,000만 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국내외에서 가장 비싸게 거래된 한국 미술품은 1996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거래된 도자기 <백자철화운룡문호>로, 현 시세로 환산하면 약 73억 원에 거래되었다. 이를 보면 고미술품도 다른 현대 미술품처럼 고수익이 가능한 매력 있는 투자 품목임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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